세상은 지금 완연한 봄이라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아침에 느껴지는 가을날의 청량함이 있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가을 운동회 가던 날 처럼... 이런 날은 유난히 지금 나를 얽매이고 있는 여러 사회적 위치에서 살짝 벗어나 달콤한 일탈을 꿈꾸고 싶다. 바다 건너 외딴 곳에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그런 정말로 바람직한 일탈이 아니더라도 그냥 한적한 까페에 앉아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책을 펼쳐 보던가 쉽사리 시간의 교차가 이루어지지 않아 만남을 미루어여만 했던 내 소중한 사람과의 속닥거림 정도의 일탈. 그런 소박한 일탈을 누리기에 적당한 광화문 언저리, 효자동에 자리잡고 있는 조그만 까페 FAN.
얼핏 주워 듣기론 대학 동기 5명이서 공동으로 준비를 하고 작업 해 문을 연 곳이라 한다. 그래서 인지 까페내 여기 저기 흩으져 있는 오브제 들의 느낌이 제각각이다. 허나 전체적으로 제법 잘 어우러져 있어 거슬리지 않는 그런 자유로움과 소박한 느낌이 가득하다. 카페가 소박하다고 해서 FAN에서 내 놓는 마실 거리와 씹을 거리 역시 소박하지는 않다. 카페 이름이 왜 FAN일까 했지만 이곳에서 먹었던 그리고 마셨던 것들에 반해서 FAN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제법 유치한 유추 아닙니까?! ㅎ) 사진에 다 담아 내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추천 하고픈 모범 메뉴 몇가지.

이곳을 다녀간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게 있다면 바로 바나나 토스트이다. Cafe FAN의 바나나 토스트는 궁극적으로 달면서 쫀득하고 은근히 촉촉하다. 꼭 한번 곁들여 보기를...  이 외에도 끌리는 다양한 메뉴가 있다.
많이 아담하고 소박해서 인지 혼자 가도 뻘줌함이나 불편함 없이 들어 설 수 있는 곳이다. 토스트 굽는 냄새와 커피 내리는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그 순간 만큼은 난 참 여유롭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착각아닌 착각을 하게끔 된다. 요즘 들어 많이 복작거리고 정신없어진 삼청동이 참 안스러워 지는데, 그 반대편에 있는 이 곳 만큼은 가식과 포장으로 얼룩진 소비 지향적인 자본 유입이 없이 이 대로 조용함과 소박함을 지켜줬으면 한다. 그래야 계속해서 FAN의 팬으로 남을 수 있을듯...

2007/04/27 11:23 2007/04/27 11:2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rince 2007/04/27 14:21 수정/삭제댓글달기
    역시 올때마다 감탄합니다.. ^^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04/27 22:33  수정/삭제

      역시 오실때 마다 좋은 말씀만 ^^

  2.  
  3. kazami 2007/04/27 19:07 수정/삭제댓글달기
    음.. 바나나토스트 .. 너무 달지 않을까 싶네.. ㅋㅋ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04/27 22:34  수정/삭제

      행님! 저건 너무나 달아야 사랑 받습니다 ㅋㅋ

  4.  
  5. 깜찍이소다,, 2007/04/28 02:20 수정/삭제댓글달기
    요고,,감성이 어쩜 여자들 맘에 쏙 와닿아요....음식에대한취향까지..
    혹시언니 아니에요?...ㅋㅋ언니!!!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04/28 11:47  수정/삭제

      오 노노노! 언니 아니고 언니 안할랍니다 ㅋㅋ

  6.  
  7. 경표 2007/04/29 10:45 수정/삭제댓글달기
    아...바나나 저게 땡기네....근데 오후7시까지..음...
    돈 벌 생각하는곳은 아니군..ㅋㅋㅋㅋ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04/30 09:30  수정/삭제

      7시 이후에 다른 일 하러 가는줄 어캐 알아 ㅡ.ㅡ

  8.  
  9. 오리씨 2007/05/04 15:38 수정/삭제댓글달기
    바나나 토스트, 손으로 모니터 안에서 빼고싶군..
  10.  
  11. eglass 2007/05/15 23:09 수정/삭제댓글달기
    경북궁? 경복궁?? 도대체 어디인가요ㅠ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05/16 10:27  수정/삭제

      오랜만이네요 ^^/
      ㅋㅋ 젤 아래 가는 법 적어드렸는데 그대로 한번 해보시면 생각보다 찾기 쉬울꺼에요..

  12.  
  13. @ji 2007/05/16 17:06 수정/삭제댓글달기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05/17 09:36  수정/삭제

      네에 한번 스을쩍 들려보세요. 크게 실망은 안하실듯해요 ^^

  14.  
  15. mye 2007/08/11 20:28 수정/삭제댓글달기
    가을에 gogothing 예약해야겠다..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08/12 16:11  수정/삭제

      가을에 조~~~~~~오~~~~~~~~~~~~~치

  16.  
  17. 하늘치 2007/09/06 18:35 수정/삭제댓글달기
    와.. 멋진 포스팅에 멋진 블로그, 아 반댄가;; 암튼! 멋진 곳이로군요!!!
    링크양 납치해갑니당.. 총총총.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09/08 15:03  수정/삭제

      ㅎㅎㅎ 재미있는 표현에 짝짝짝.

  18.  
  19. 푸른종이 2008/05/21 20:40 수정/삭제댓글달기
    요긴 5월 28일에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8/05/26 19:55  수정/삭제

      아 그런 슬픈 일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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