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구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후 서울에 왔을 때 참 여러 가지의 문화 충격(?)이 있었다. 그 중 음식분야에서 당황 스러웠던 몇 가지는 1. 자장면을 시켰는데 고춧가루를 주지 않았던 것. 2. 어묵(오뎅) 국물에 무나 빵게가 보이질 않았던 것. 3. 튀긴 닭똥집을 볼 수 없었다는 것, 그리고 4. 동네 치킨집 메뉴에 찜닭이 없는 것 정도였다. 이 중 두 번째로 아쉬웠던 건 동네 치킨집에 찜닭이 없다는 것이었다. (가장 아쉬운 건 닭똥집 후라이드를 먹을 수 없는 것.) 게다가 점점 가맹점 형태의 치킨집이 대세가 되면서 더욱 그 바램은 멀어져 갔다. 모 몇 년 전부터 안동찜닭이라는 찜닭이 마구 생겼지만 말 그대로 안동식이지 내게 익숙한 대구식의 찜닭이 아니었다.

목마른 영혼이 우물을 판다고 KTX를 타고 그 맛을 찾아간 곳은 후라이드치킨, 즉 닭튀김으로 유명한 대구 시내 중심부에 있는 원주통닭이다. 참고로, 대구지역에선 일반 통닭집에서 찜닭도 함께 한다.(교촌이나 BBQ 이런 체인점은 제외) 각설하고 찜닭을 주문하면 붉디 붉은색이 맴도는 뻘건 찜닭이 나온다.



분명히 이게 닭볶음탕(닭도리탕X)과 뭐가 다르냐고 의문을 가지는 분도 있을 텐데, 그 차이를 딱 떨어지게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안동찜닭을 비롯한 찜닭의 근원이 닭볶음탕에서 비롯된 거라 하니 큰 차이점은 없겠다. 그러나 요리 명에서 보자면 닭볶음탕은 분명히 탕 요리이다. 일반 탕보다 국물을 자작하게 졸여서 많이들 먹기 때문에 탕의 특징이 좀 약하지만, 국물의 맛을 닭에 배게 해서 닭 맛을 즐기는 요리이다. 반면 찜닭찜 요리이다. 양념을 따로 만들어 그 양념과 닭을 함께 쪄 양념의 맛을 닭에 배게 해서 맛을 내는 것이다. 이렇게 정리를 해봐도 그게 그거인 것 같은데, 닭볶음탕에는 당면이 없고 찜닭에는 당면이 있다. 그리고 찜닭에는 국물이 거의 없다.(이 부분 해결 해줄 분 급구;;)

이곳의 야채찜닭의 특징은 입술이 얼얼해질 정도의 매콤함이다. 일반적인 매운 고추와 고춧가루의 조합에서 오는 단조로운 매움이 아니라 추가로 마늘을 잘게 갈아 넣어서 만든 매콤함이라 지속성과 깊이 감이 강한 매콤함이다. 이런 맛은 당면과 닭고기에 충분히 배어 있는데 중독성을 부르는 맛이다.

원래 원주통닭은 튀김 통닭과 양념 통닭이 맛 있기로 유명한 곳인데, 아주 예전의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예전의 맛을 그리워하는 분 혹은 그 맛이 취향인 분이 아닌 분들은 그렇게 최고의 맛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맛이라는 게 극히 주관적이다 보니 호불호가 있을 수 있으나, 대다수의 입맛을 사로잡았기에 20여 년 넘게 그 자리에서 맛을 선보일 수가 있는 것 같다. -end

2007/10/25 09:20 2007/10/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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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ye 2007/10/25 09:33 수정/삭제댓글달기
    빵게가 뭐지?? 어쨋든 일등!ㅋ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25 11:43  수정/삭제

      영덕대게의 암컷을 칭하는 말! ㅎ

  2.  
  3. rince 2007/10/25 10:01 수정/삭제댓글달기
    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여버렸어요...
    게다가 제가 좋아라하는 닭 이라니!!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25 11:45  수정/삭제

      ㅎㅎ 어제 같이 으산한 날씨에 디게 꽂혔는데..
      오늘은 참을만 해지네요.. rince님두 닭 조아하시는군여 ^^

  4.  
  5. sepial 2007/10/25 16:38 수정/삭제댓글달기
    울 아들이 언제부터인가 닭의 친구가 되었습니다....귀여운 닭은 어떻게 먹냐고...ㅠ.ㅠ
    장래희망은 닭 보호소를 열어서 위기에 처한 닭을 구조하는 거랍니다......
    그래서 닭 좋아하는 이 엄마는 금단증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쩝쩝.....
    이제 금요일이야기에 단련되어서 사진을 보면 괴롭지 않고, 그냥 머릿속으로 맛이 느껴져요...ㅋㅋㅋ 갓지은 밥이랑 먹으면 짱이겠어요.... >.<b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26 00:15  수정/삭제

      앗! sepial님 왕 오랜만이에요 ^^ ㅎㅎ little sepial군 너무 귀여운걸요?! 앞으로 큰 좋은 일 할 인재가 될것 같아요.. 반면에 전 어릴때 국민학교 앞에서 사온 병아리 이름을 한마리는 '백숙이' 하나는 '튀김이' 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그들의 삶의 존재를 부여해주고 언제 다 자라나 하고 기다리기만 했었거든요; 그나저나 금단현상 너무 안습이네요;

  6.  
  7. 노틸러스 2007/10/25 17:41 수정/삭제댓글달기
    찜닭??그렇군요.. 닭볶음탕 같은 거군요..저도 닭을 엄청 조아하는데.. 특히 치킨..사족을 못쓰죠..
    물론 저희 마눌앤드애들까지도..ㅋ 글 읽다보면서 닭똥집후라이드에 대해서..이건 예전에 VJ특공대인가?? 몬가에서 대구가 유명하고 또 그런 골목까지도 있다라는걸 첨 알았었는데.. 무척 신기하고 한번 먹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여기에서 그 닭똥집 후라이드를 보게 되는군요..
    하하..다시금 그 생각이..언제 대구한번 내려가면 꼭 한번 먹어보렵니다..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26 01:52  수정/삭제

      노틸러스님 그동안 안녕하셨죠? ^^ 히야~ 닭 좋아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네요. ㅎㅎ 저두 그쪽 부류에요. 아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 VJ특공대에도 나왔었군요. 정말 그곳의 닭똥집 맛있는데.. 서울은 없어서 안타까워요. 그래서 한번 제 블로그에서 소개해 볼까 해요 ^^

  8.  
  9. 쭈야 2007/10/27 18:30 수정/삭제댓글달기
    맛있끄따- 근데 대구도 혹시 순대에 소금이야?? +_+ 난 서울사람들 순대를 소금찍어 먹는게 젤로 큰 충격?이였는데.... 대구도 그런가?? 음... 암튼 여행은 잘 다녀왔는가??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28 01:24  수정/삭제

      그럼 순대를 소금에 찍어먹지?!케찹에 찍어먹어?! 다녀온지 오래지.
      넌 지금 어디야? 연락요망.

    • 감자 2007/10/29 13:13  수정/삭제

      부산사람들은 순대에 쌈장인가 된장인가..,그거 찍어 먹더라구요
      우리 신랑이 그래서 순대만 먹으면 쌈장 찾던데~ㅋㅋ

  10.  
  11. 돌뱅이 2007/10/27 21:57 수정/삭제댓글달기
    92년 군에 가기전 누나와 원주통닭에 가서 혼자서 두마리 먹은 기억이.....
    이제는 아들 대리고 같이 간다.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28 01:25  수정/삭제

      92군번;; 어서 오십쇼 큰행님(꾸벅)^^
      대를 잇는 추억의 장소라.. 왠지 아름다워 보이네요.

  12.  
  13. 잉끼 2007/10/29 08:43 수정/삭제댓글달기
    대구 닭똥집후라이드 마니 들어봤는뎅~서울은 닭똥집볶음밖에(뻘건거든,참기름에 달달 볶은거든) 없어서는~그게 그렇다 맛나 다는데 아직 대구도 못가봐서리~ㅋㅋ(저 안 좋아하는 음식 없는거 알죠? 키키)
    조만간 대구, 경주, 포항, 울산, 통영 등등 경상도를 쫙 도는게 꿈입네다~ 어렸을때 가봐서 다시 가고파영~ 뻘건거 봤더니 군침도넹 큭~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30 00:30  수정/삭제

      ㅎㅎㅎ 꿈은 잔뜩 꾸고. 꼭 이루길 바래..
      난 조만간 똥집 먹으로 대구 함 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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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지니요만^^v 2007/10/29 12:26 수정/삭제댓글달기
    점심시간이 1시반 타임이라..이거 보고 있으려니 죽을 지경이야;;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30 00:30  수정/삭제

      ㅎㅎ 왜 하필 그럴 시간에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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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smirea 2007/10/30 20:14 수정/삭제댓글달기
    날씨가 추워지니 매운맛이 당기네요^^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30 23:07  수정/삭제

      역시 우리 대한민국인은. 한번씩 매운걸 섭취해줘야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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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통닭집사장 2008/03/02 11:07 수정/삭제댓글달기
    찜닭 진짜 맛없게 보인ㄷ ㅏ 누가 그걸 비싸게 파냐 우리집 온나 싸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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